모기 알레르기 스키터 증후군, 모기로 인한 질병들
여름철,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모기가 있습니다. 모기는 곤충강 파리목모기과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입니다. 유충은 장구벌레라고 부르며, 파리, 바퀴벌레와 함께 대표적인 해충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1억 년 전 중생대 쥐라기에 처음 등장하여, 강력한 번식 능력과 끈질긴 적응력으로 지구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오늘날에는 시골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곤충 중 하나이며, 평소에는 꽃과 과일의 즙을 빨아 속씨식물의 수분을 돕기도 하나 임신한 암컷이 산란기가 되면 알의 생육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하고자 가축과 사람의 피를 빨아 영양을 섭취합니다.
모기는 피돌기라는 관을 꽂고 한 번에 1~5㎎의 피를 빨아 들인다. 피를 빨기 전 원활한 흡혈을 위해 피의 응고를 막는 ‘히루딘’이라는 화학물질을 주입한다. 가려움은 이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냄새로 공격 대상을 정하는 모기는 체온이 더 높고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이를 더 자주 공격하는데, 어린이는 모기에 물린 경험이 적어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어릴수록 더 자주 물리고 더 가렵다는 뜻이다.
단순 흡혈은 건강한 사람에겐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흡혈하는 특성상 세균과 바이러스를 마구잡이로 옮기고 다닌다고 합니다. 특히 말라리아의 매개체로 유명합니다. 아프리카에 겸상 적혈구 증후군 환자가 많은데, 이는 아프리카에 말라리아를 전파하는 모기가 많이 살아 말라리아가 토착화했기 때문입니다. 모기는 흡혈 과정에서 인체에 말라리아, 일본뇌염, 황열,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을 옮길 수 있다. 대부분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게 말라리아로 매년 2억~3억 명이 감염되고 수십만 명이 숨진다. 지난해 국내 감염자도 401명이나 발생했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통계상으로 모기를 통해 치명적인 병원체에 감염되어 목숨을 잃는 인간은 연간 70만 명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이자 인류의 숙적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기를 매체로 한 전염병으로 인한 사인은 없지만, 모기가 대표적으로 옮기는 질병으로 일본뇌염이 있다. 초여름부터 발생하며 총 환자의 90% 이상이 14세 이하 소아며, 특히 5~9세 어린이가 50% 이상으로 발생빈도가 높다.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4월부터 시작해 6월 전에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모기 발생 시기가 앞당겨졌으므로 때문에 더욱 빨리 접종해야 도움이 된다. 일본뇌염 예방백신은 생백신과 사백신이 있는데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시기와 횟수 등이 달라 최초 접종 백신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접종해야 합니다.
생백신 접종을 한 경우 첫돌, 첫돌 이후, 만 6세 등 모두 3회에 걸쳐 접종하고 사백신은 첫돌, 첫돌 이후 2회, 만 6세, 만 12세 모두 5회의 접종이 필요하다. 생백신이 국내에 보급된 것은 2002년부터이기 때문에 이전에 출생한 아이는 사백신 접종만 한 셈이라서 만 12세에 추가접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모기로 인한 알레르기 성 질병이 있다고 합니다. 모기 물린 부위가 유독 많이 붓고 참을 수 없이 가렵다면 모기 알레르기인 '스키터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아토피 환자가 현 인구의 20%정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모기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아토피 인구의 5%에 속한다고 합니다.
스키터 증후군이란 모기 침 때문에 나타나는 국소 피부 염증 반응인데요. 일반적인 경우보다 붓기가 심하고 열이 동반되거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수포, 물집이 생기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호흡곤란 증상까지 나타나기도 하며 이럴 경우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합니다.
그럼 스키터 증후군과 일반 모기 자국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크게 부기 정도와 기간, 물집 여부 등을 확인해보면 알수 있습니다. 보통의 모기 자국은 물린 국소 부위만 살짝 붓는 정도지만 스키터 증후군의 경우 손등에 물렸는데 손 전체가 새빨개지거나, 발목에 물렸는데 부종이 있는 사람처럼 다리가 붓기도 합니다. 또 보통 모기에 물린 가려움은 1~2일정도 지나면 좋아지지만. 모기 알레르기 증상이 있으면 이틀 이상 지속되며 치료 하지 않을 시 10일 이상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상반응이 심할수록 물집이 생길 위험도 크며 심한 부기나 물집을 계속 방치할 경우 2차 감염의 위험도 있습니다.
모기에 물려 가려움으로 인해 상처 부위를 계속 긁으면 피부 표면(표피)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겨, 외부 유해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침을 바르거나 세균이 묻어있는 손으로 만질 경우 침, 손 속에 있던 황색포도상구균, A군용혈성사슬알균 등이 상처를 통해 피부 깊숙한 곳(진피)으로 침투하게되 진피와 피하조직이 감염되는 봉와직염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봉와직염은 진피와 피하 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화농성 염증입니다. 대부분 통증을 동반한 부어오르는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에는 근막조직이 괴사하기도 한다.
참고로 모기 알레르기는 성인보다는 면역체계가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더 잘 나타나며, 특이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평소에 더욱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이 스키터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의 시간대에는 외출을 삼가하며, 호수나 강가, 고인 물, 하수도, 물탱크 등 모기가 많은 곳에 가지 않고, 모기장이나 연령에 맞는 모기 기피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모기기피제나 스프레이, 팔찌 등을 이용할 때에는 아이에게 해로운 성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정해진 사용 방법을 따라야 합니다. 모기는 어두운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를 비누로 씻어 알칼리 성분으로 중화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48도 이상에서는 가려움을 유발하는 모기 타액 속 '포름산' 성분이 분해되기 때문에 모기에 물린 부위를 온찜질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심할 경우 병원에서 알레르기성 약을 처방받아 오는 것도 좋습니다.